내가 소장하고 있는 몇 개 안 되는 DVD 중 하나인 "허공에의 질주 (Running on Empty)"를 다시 보았다. 언제 보아도 참 가슴 아린 영화다.


처음 보았을 때는 일단 리버 피닉스의 그 눈부신 모습이 눈에 확 들어 왔었고... ^^

이번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와 친한 "테러리스트"라고 지칭되며 오바마 공격에 이용되던 에이어 교수 (시카고 소재 일리노이 주립대)를 모티브로 했다는 설도 있는데... 두번째 볼 때부터는 이 배경 때문에 가슴 아리게 보았고...

이번엔 좀 다른 각도에서 느낌이 좀 있는데...

IMDB에 나온 Tagline이 참 인상적이다.
1971년, 아더 포프와 애니 포프는 베트남전에 반대하기 위해 네이팜탄 연구실을 폭파시켰다. 그리고서 그들은 FBI에 쫓겨 도망다녔다. 그들은 그렇게 그들의 인생을 선택하여 살았다. 이제는 그들의 아들이 그의 인생을 선택할 차례다.

2008/11/18 - 나의 널럴한(?) 도덕기준 에서 아래처럼 적은 적이 있는데...
내가 가장 경멸하는 종류의 도덕관념은 이런 것이다. 재벌의 행태를 비난하지만 스스로는 (정당한 방법으로는)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너도 돈 많이 벌고 싶어하면서 왜 돈 많은 사람을 욕해?" 이렇게 비난 하는 자들. 서울대의 폐해를 비난하면서도 자기 자식이 공부 잘해서 서울대 갈 실력이 되면 보내고 싶다는 사람에게 "너도 네 자식은 서울대 보내고 싶다면서 왜 서울대 욕해?" 이런 식으로 비난하는 자들 말이다. 사실 이건 도덕관념 이전에 논리적 오류의 문제이긴 한데, 일단 도덕 차원에서만 얘기해 보자. 비윤리적인 일을 해서라도 그렇게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정당한 방법으로 해서 정당하게 얻을 수 있으면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데 왜 시비인 것이냐? 인간이라는 게 좋은 환경에서 지내고 싶고 맛난거 먹고 싶고 자식은 좋은 환경에서 공부했으면 좋겠고 하는 욕망이 있는 것이야 당연한 건데 말이다. 정상적인 욕망을 그렇게 부정한다면 뭐 어쩌자고?

확실히, 애가 생기면 인생의 복잡도가 확 늘어나긴 하는 것 같다. 컨트롤도 안 될 뿐더러, 걔의 인생은 내 인생이 아니니... ^^ 정말 흔히 하는 말처럼 "애가 무슨 죄가 있겠냐?" (그런데, 마찬가지로 내 인생은 걔 인생이 아니니...)


ps. 이 영화를 정말정말 좋아하던 후배 한 놈이 생각난다.
     그런 후배들과 일생 중 한두 해를 찐하게 보낸 것도 인생의 행복이라면 행복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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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inyv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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