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본어는 겨우 가나 정도 읽을 수 있는 일본어맹 rainyvale군.
도쿄에 도착한 맨 첫주 주말에는 비가 오는 바람에 비가 와도 즐길 수 있는 맥주 박물관을 갔다.
그래서, 맨 처음 배운 일본어 단어 중 하나가 "비-루".
즉, 맥주 (beer)가 되겠다.

그런데, 나중에 시내에서 길을 걷다 보니 거의 모든 건물에 "xx비루"라고 씌여 있는 것이다.  
"오오... 일본엔 맥주 회사가 왜 이리 많아? 아니다. 건물마다 맥주집이 있나 보네. 정말 많네."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느날 일본인 동료에게 "일본엔 왜 이리 맥주집이 건물마다 있어?" 라고 물었더니,
자기는 전혀 그렇게 생각 안 한다면서 왜 그리 생각하냐고 반문했다.
"거의 모든 건물에 xx비루 라고 적혀 있던걸?" 답했더니
그 친구 갑자기 떼굴떼굴 구르며 쓰러지기 직전이다.
빌딩(건물)의 일본어 표기가 '비루'란다. '비-루'가 아니고...
(장음과 단음의 차이.)


2. 

한자는 전혀 모르는 회사동료 D.
하지만, 한자는 뜻글자이고 각 글자는 어떤 뜻을 갖고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다.

일본에 처음 도착해서 화장실을 갔더니 변기에 물 내리는 곳에
버튼 하나는 '대' 다른 버튼은 '소' 라고 적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식당 직원에게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대'는 큰 용무를 봤을때 물 내리는 것이고,
'소'는 작은 용무를 봤을때 물 내리는 것이라 친절히 답해주었다 한다.

다음날 아침 D는 회사의 일본인 동료들에게 입에 거품을 물고 얘기했다.
"오... 한자는 정말 어휘가 풍부한 문자야.
 심지어는 big flush와 small flush에 해당하는 문자까지 다 있다니깐, 그것도 정말 간단한 모양으로!!!"


3.

인도사람이라 영어는 유창하게 하는 H.
하지만, 속어나 유행어까지 다 잘 아는 건 아니다.

어느날 산호세 사무실에서 점심먹으러 가는 길에 차타고 가면서
D는 H와 나에게 shotgun(샷건)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조수석에 타고 싶은 사람이 먼저 '샷건'하고 외치면 그 자리에 앉을 권리를 준단다.
원래 유래는 서부개척(강탈)시절에 조수석 자리에 앉은 사람은
총을 겨누고 불의의 습격에 대비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조수석을 원할때 '샷건'이라 외치는 속어가 생기게 되었다 한다.

점심을 먹고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H는 앞자리 조수석에 타고 싶기도 하고
방금 배운 속어를 활용해 보고 싶기도 하였나 보다.
주차장에서 차타기 전에 갑자기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건샷(gunshot, 총격이닷)!!!"
순간 주차장에서 우리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날아올지 모를 총탄을 피해 땅바닥에 바짝 엎드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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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inyv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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