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도 과연 용산참사 같은 일이? - Crete
역사적, 사회적 전후맥락을 모두 생략한 채 "선진국 미국에서는 공권력의 권위가 대단하다더라. 우리나라는 공권력을 너무 우습게 알아서..." 어쩌고 저쩌고 피상적으로 한 두 마디 주워들은 것만 가지고 떠들어 대는 사람들이 꼭 한 번 읽어 봐야 할 글이다.
어떤 나라도 처음부터 공권력이 신뢰를 얻고 정당성을 얻었던 것은 아니다. 저 글에서 보여지듯이 험난한 역사적 과정을 거쳐서 얻어진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지금까지의 역사에서부터 "공권력=독재정권의 주구" 또는 "공권력=힘있는 자들의 (처벌받지 않는) 폭력" 정도의 인식이 넓게 깔려 있다. 우리 검찰, 경찰, 법원의 역사가 (그리고 아마도 현실까지도) 신뢰를 쌓을 만 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심지어 이번 용산사건에서도 (검찰,경찰은 대부분 부인하지만) 그들에게 신뢰를 보내기 어려운 여러 동영상, 녹취 증거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형편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서 공권력의 정당성에 대한 복종을 확보할 것이냐가 문제가 된다. 이 문제에 대해 지금 이명박 정부가 취하는 방식은 "공권력이 정당하다고 아뭏든 믿어라. 그렇게 안 믿으면 공권력을 동원해서라도 강제로 믿게 만들겠다"라는, 독재시대의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미국이 루드로학살사건에서 취했던 방법은 그와는 달랐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라도 공권력의 불편부당함을 보여주어 명분을 쌓아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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