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영 선생의 1주기가 9월 24일이라고 친구가 전해 주었다.
한국시간으로는 이미 1주기가 지났지만 이곳시간으로는 아직 지나지 않았다.
정운영.
한국에서 당대 최고의 정치경제학자라 할 수 있는 분이고,
화려한 문체, 해박한 지식, 촌철살인으로
사회경제문제를 정말로 (좋은 의미에서도 나쁜의미에서도) '지식인스럽게' 다루었던 분이다.
그분 역시 (특히 말년에) 다소의 흠이 있었고
그 흠에 대해서 쓴소리 하는 사람들도 좀 있지만,
어디까지나 그 비판은 안타까움 때문이지 실망감 때문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경제학자로서나 문필가로서나 교수로서나 티비토론자로서나
그 분에 대해서 내가 이러쿵저러쿵 평가한다는 것은 주제넘은 짓일 뿐이고,
다만 내 사고방식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문필가(?)였던 그분의 글을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되었는가만 여기에 기록해 두고 싶다.
내가 정운영 선생의 열렬한 독자가 되었던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다.
당시 나는 학생회에서 예산안을 짜고 있었는데
이전 예산들을 검토하던중 이상한 항목을 발견했었다.
선생님들의 교외지도 출장비(교통비,식비 등 명목)가 학생회비에서 지출되고 있던 것이다.
알고 보니 시내 대부분의 학교에서 그것은 관행처럼 되어 있던 것이었는데,
다른학교야 몇천명 단위의 학교이니 그것이 별 큰 돈이 아닐지 몰라도
학생수 겨우 백여명 남짓한 학교의 눈꼽만한 학생회 예산에서는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항목을 기어이 삭감해서 당시 창간된 한겨레와 시사저널을 구독해서
학교 도서관에 비치하는데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매주 수요일(?)에 연재되던,
담배 한 대를 긴 손가락에 쥐고 있는 캐리커쳐가 그려진 '전망대'라는 칼럼을 열심히 읽게 되었고,
나의 좌파, 맑스주의, 경제학 등등에 대한 사전지식/선호도와는 전혀 관계없이
내가 그의 글 거의 대부분에 동의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것이 상당부분 태생적인 내 친좌파적 감수성 내지는 사이비 지식인적 감수성 때문이었는지,
그의 탁월한 글솜씨 탓이었는지,
아니면 둘 다였었는지 모르지만...
하여간, 이렇게 정운영 선생과 나의 인연은 나의 능동적인(?) 역할에 의해 시작되었다. ^^
비록 내가 미리 의도했던 만남은 아니었지만...
작년에 신문에서 그의 부고를 접했을때 왜 그렇게 가슴이 아렸는지 모른다.
전에는 일가친척이 아니면 누가 죽으면 그냥 죽었나 보나 하고 지나쳤었는데...
그가 그만큼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사람이어서였을까,
아니면 나도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것일까.
한국시간으로는 이미 1주기가 지났지만 이곳시간으로는 아직 지나지 않았다.
정운영.
한국에서 당대 최고의 정치경제학자라 할 수 있는 분이고,
화려한 문체, 해박한 지식, 촌철살인으로
사회경제문제를 정말로 (좋은 의미에서도 나쁜의미에서도) '지식인스럽게' 다루었던 분이다.
그분 역시 (특히 말년에) 다소의 흠이 있었고
그 흠에 대해서 쓴소리 하는 사람들도 좀 있지만,
어디까지나 그 비판은 안타까움 때문이지 실망감 때문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경제학자로서나 문필가로서나 교수로서나 티비토론자로서나
그 분에 대해서 내가 이러쿵저러쿵 평가한다는 것은 주제넘은 짓일 뿐이고,
다만 내 사고방식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문필가(?)였던 그분의 글을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되었는가만 여기에 기록해 두고 싶다.
내가 정운영 선생의 열렬한 독자가 되었던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다.
당시 나는 학생회에서 예산안을 짜고 있었는데
이전 예산들을 검토하던중 이상한 항목을 발견했었다.
선생님들의 교외지도 출장비(교통비,식비 등 명목)가 학생회비에서 지출되고 있던 것이다.
알고 보니 시내 대부분의 학교에서 그것은 관행처럼 되어 있던 것이었는데,
다른학교야 몇천명 단위의 학교이니 그것이 별 큰 돈이 아닐지 몰라도
학생수 겨우 백여명 남짓한 학교의 눈꼽만한 학생회 예산에서는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항목을 기어이 삭감해서 당시 창간된 한겨레와 시사저널을 구독해서
학교 도서관에 비치하는데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매주 수요일(?)에 연재되던,
담배 한 대를 긴 손가락에 쥐고 있는 캐리커쳐가 그려진 '전망대'라는 칼럼을 열심히 읽게 되었고,
나의 좌파, 맑스주의, 경제학 등등에 대한 사전지식/선호도와는 전혀 관계없이
내가 그의 글 거의 대부분에 동의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것이 상당부분 태생적인 내 친좌파적 감수성 내지는 사이비 지식인적 감수성 때문이었는지,
그의 탁월한 글솜씨 탓이었는지,
아니면 둘 다였었는지 모르지만...
하여간, 이렇게 정운영 선생과 나의 인연은 나의 능동적인(?) 역할에 의해 시작되었다. ^^
비록 내가 미리 의도했던 만남은 아니었지만...
작년에 신문에서 그의 부고를 접했을때 왜 그렇게 가슴이 아렸는지 모른다.
전에는 일가친척이 아니면 누가 죽으면 그냥 죽었나 보나 하고 지나쳤었는데...
그가 그만큼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사람이어서였을까,
아니면 나도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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